[Research Lounge_4] 리서치산업에서 인사이트산업으로의 전환
새로운 한 해는 참으로 빠르게 움직인다. 연말의 들뜬 분위기가 어제 같은데, 보름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니 말이다.
작년, 그러니까 2025년에 (주)조사연구컨설팅#올림의 전문위원 위촉을 받고 오랜만에 돌아온 리서치 산업이 얼마나 변화했는지가 궁금해 이런저런 자료를 뒤적여 보았다. 특히 올림처럼 중소형 리서치 회사는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변화해 가야 하는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그러다 우연히 일본마케팅리서치협회(JMRA)가 2025년 10월, 설립 50주년을 맞이해서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자료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5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50년을 전망하는 이 자료는 “마케팅 리서치의 신산업 비전 책정”이라는 이름이었다. 기존의 리서치 산업에서 인사이트 산업으로 산업의 비전을 바꾼다는, 리서치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 기존 리서치 산업에서 인사이트 산업으로의 전환 >

* 자료를 기본으로 한 AI생성 이미지
자료를 읽으면서 평소 필자가 리서치 산업에 생각하고 있었던 방향이나 전략과 매우 유사해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 칼럼을 찾아와 읽어주시는 분들에게도 간략하게나마 내용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일본의 마케팅 리서치 업계 관계자들은 리서치 산업이 크게 3가지 면에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① 컨설팅 니즈: 우선 클라이언트와의 관계성이 ‘하청’에서 ‘파트너’로 바뀌면서, ‘조사 실무 제공자’에서 ‘인사이트와 전략제안 제공자’로 이행하여 컨설팅 니즈가 높아졌다.
②수요의 질 이극화: 디지털 데이터나 DIY 툴 활용이 정착되면서 간이조사나 전통적 조사분석은 ‘더 빨리, 저렴하게’로, 중요한 전략 안건이나 고도의 분석이 필요한 프로젝트는 전문조사 업체로 발주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③ 실제 측정 데이터(actual data)와의 융합 및 통합 분석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분석 기법도 다양화, 고도화되었다. 그리고 UX 리서치 등이 확대되면서 리서치 업무를 병행하는 다른 업계와 협업이나 경쟁이 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만이 아니라, 플러스알파의 부가가치가 필요해졌다.
이런 변화들은 기존 마케팅 리서치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의 필요성을 말해준다. 현실의 정보를 찾아내어 사실을 보여주는 ‘사실의 제시’를 통해 가치를 발휘해왔던 마케팅 리서치에서 ‘인사이트’와 ‘의사결정지원’로의 전환이라는 인식이다. 따라서 마케팅 리서치는 ‘객관적인 사실의 제공하는’ 역할에서 ‘주체적인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전략을 함께 만드는(co-create)’역할로 진화해야 한다. 이런 진화를 한마디로 ‘인사이트산업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사이트산업화라는 흐름에서 리서치 회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 인사이트 산업에서 연구 주체의 역할 >

* 출처: JMRA,“マーケティングリサーチ新産業ビジョン策定”, 2025年 10月 31日
기존에는 클라이언트가 가져오는 과제나 프로젝트에서 시작되는 프로세스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의문과 과제를 생성해야 한다. 클라이언트의 파트너가 되어 미래를 제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의문과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
과제가 만들어지면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위한 조사가 아니라, 과제 관련 관찰, 전략의 시행과 실험을 포함하여 다각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따라서 기존의 리서치 업무 역량과 함께 연구의 역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다각적 행동을 바탕으로 인간, 사회, 그리고 산업이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나가야 하며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미래상을 구축하고 클라이언트와 공유해야 한다.
공유하는 미래상과 현실의 괴리나 격차, 문제 등을 도출하기 위해 클라이언트에게 통찰과 영감을 제공하는 것이 어쩌면 인사이트 산업에서 리서치 회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기도 하다. 클라이언트는 리서치 회사가 제공하는 통찰과 영감에 기반으로 전략을 마련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좋을지를 판단할 수 있다.
리서치 회사는 통찰과 영감을 제공하고 전략을 클라이언트와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의문과 과제를 끊임없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클라이언트의 전략적 파트너라는 관계가 공고히 할 수 있다.
현실에 있는 정보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업무가 AI의 발전으로 어디서나, 누구나 가능해지는 세상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리서치 산업은 통찰이나 영감을 바탕으로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으로 전환되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거대한 흐름에 중소 리서치 회사들은 어떠한 모습으로, 어떤 역량을 발휘하면서 인사이트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_ 박규상_(주)조사연구컨설팅#올림 전문위원



